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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 고민상담

편식하는 아이를 위한 단계별 솔루션

by soriedus 2026. 3. 9.

이번 글은 편식하는 아이를 위한 단계별 솔루션을 제안하고자 합니다. 아이가 잘 먹는 것만큼 복 받은게 없다고들 하죠. 저희 아이도 과일은 사과만 먹고 채소는 당근만 먹는 엄청난 편식쟁이 랍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어요. 어떻게 하면 아이들과 즐겁게 식사할 수 있을지 함께 알아보도록 해요.

편식하는 아이를 위한 단계별 솔루션
편식하는 아이를 위한 단계별 솔루션

 

우리 집도 전쟁 중입니다

솔직히 말하면 우리 아이도 엄청난 편식쟁이다.

과일은 사과만 먹는다. 채소는 당근만 먹는다. 다른 건 입에도 안 댄다. 유치원 교사로 일하면서 부모님들께 "괜찮아요, 기다려보세요"라고 말하면서도, 집에서는 나도 똑같이 지쳐있다. "한 입만 더 먹자"를 반복하다가 결국 밥상 앞에서 서로 지쳐버리는 그 풍경.

래서 주제는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교사이자 엄마로서, 현장에서 보고 집에서 겪은 것들을 함께 이야기해보려 한다.

편식, 왜 생기는 걸까

아이들이 낯선 음식을 거부하는 것은 사실 본능에 가깝다. 먹어본 적 없는 것에 대한 경계심이 강한 것인데, 이를 푸드 네오포비아라고 부른다. 새로운 것에 대한 공포라는 뜻이다.

특히 만 2세에서 6세 사이에 가장 강하게 나타난다. 이 시기 아이들은 색깔이 다르거나, 모양이 낯설거나, 냄새가 익숙하지 않으면 거부한다. 이건 투정이 아니다. 아이의 감각 체계가 낯선 것에 반응하는 자연스러운 과정이다.

유치원 점심시간에 채소를 골라내는 아이를 볼 때마다 나는 혼내지 않는다. 대신 그 채소를 자기 접시 위에 올려두기만 해도 된다고 말한다. 먹지 않아도 된다. 일단 옆에 두는 것부터 시작하는 것이다.

1단계 — 같은 공간에 두기

편식을 고치려는 첫 번째 시도는 대개 실패로 끝난다. "한 입만 먹어봐"라는 말에 아이가 입을 꾹 다물면 그 다음부터는 싸움이 된다.

다르게 접근해보자. 일단 같은 밥상에 올려두는 것으로 시작한다. 먹으라는 말 없이 그냥 거기 있다는 것에 익숙해지는 단계다. 아이가 거부하는 음식이 매일 밥상에 있지만 아무도 강요하지 않으면, 아이는 그 음식이 위협적인 것이 아니라는 것을 천천히 배운다.

이 단계에서 중요한 것은 부모가 그 음식을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아이는 부모가 먹는 것을 본다. "이거 진짜 맛있다"라고 말하면서 먹는 모습이, 어떤 설득보다 강력한 신호가 된다.

2단계 — 만져보고 냄새 맡아보기

같은 음식이 밥상에 며칠 동안 올라왔다면 그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

"한번 만져볼래?" 먹으라는 것이 아니다. 그냥 만져보는 것이다. 브로콜리를 손가락으로 눌러보고, 당근을 두드려보고, 냄새를 맡아보는 것. 이 과정이 쌓이면 아이에게 그 음식이 낯선 것에서 알고 있는 것으로 바뀐다.

유치원에서 요리 활동을 할 때 이 원리를 쓴다. 오늘 점심에 나올 음식을 아이들이 직접 손질하게 한다. 오이를 씻고, 당근을 자르고, 나물을 섞는다. 그러면 점심시간에 그 아이들이 그 채소를 먹는 확률이 훨씬 높아진다. 자기가 만든 것이기 때문이다.

3단계 — 함께 요리하기

집에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이것이다. 아이와 함께 요리하는 것.

마트에서 채소를 고르는 것부터 시작해도 된다. "오늘 뭐 사볼까?" 아이가 직접 고른 채소는 집에 가서 먹어볼 확률이 높아진다. 씻고, 자르고, 볶는 과정에 아이가 함께하면 그 음식이 아이에게 더 이상 낯선 것이 아니게 된다.

물론 처음부터 잘 먹지는 않는다. 요리를 함께 했어도 "이거 싫어"가 나올 수 있다. 그래도 괜찮다. 오늘 안 먹어도 다음에 또 기회가 온다. 억지로 먹이려 하지 않는 것이 핵심이다.

4단계 — 작은 성공을 기억한다

느 날 아이가 평소에 거부하던 음식을 한 입 먹었다면, 그 순간을 크게 기억해줘야 한다.

"와, 오늘 시금치 먹었네!" 과장되게 칭찬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실을 알아봐 주는 것이다. 아이는 자기의 작은 시도가 인정받았다는 것을 느낀다. 그리고 다음에 또 시도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나는 유치원에서 편식이 심한 아이가 처음으로 낯선 반찬을 한 입 먹었을 때 학급일지에 기록해둔다. 그 날짜와 어떤 음식이었는지를. 나중에 상담에서 그 기록을 보여드리면 부모님들이 놀라신다. "이때 처음 먹었군요."

작은 성공이 쌓이면 결국 달라진다. 천천히, 아주 천천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