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 속 놀이 이야기19 치자 물에 손을 넣지 못하는 아이 — 낯선 감각 앞에서 머뭇거리는 것도 괜찮다 노란 물 앞에서 멈춰선 아이들6월 초, 교실에 노란 물이 담긴 그릇이 놓였다.치자로 물을 들인 것이었다. 진한 노란색이 선명했다. 손수건을 그 물에 담가서 염색하는 활동이었다. 아이들이 하나둘 모여들었다.그런데 가까이 오면서도 선뜻 손을 내밀지 못하는 아이들이 있었다. 그릇 가장자리에 서서 들여다보기만 했다. 옆 아이가 손을 담그고 주물러도, 자기 손은 넣지 않았다. 눈은 분명히 하고 싶은데 몸이 따라가지 않는 표정이었다.나는 서두르지 않았다.낯선 것 앞에서 머뭇거리는 것아이들이 새로운 감각 앞에서 머뭇거리는 것은 자연스러운 반응이다.색깔이 있는 물, 점성이 다른 질감, 익숙하지 않은 냄새. 이런 것들이 처음에는 몸을 경계하게 만든다. 뇌가 아직 이 자극이 안전한지 판단하는 중인 것이다. 그 머뭇거림을 .. 2026. 6. 9. 사랑해 나뭇잎으로 점을 쳤어요 — 비 오는 날 나들이 이야기 비 오는 날도 나간다5월의 어느 날, 아침부터 비가 내렸다.아이들이 등원하면서 창밖을 내다보고 물었다. "선생님, 오늘 나들이 못 가요?" 나는 우비와 장화를 꺼내면서 대답했다. "비 오는 날도 나가는 날이야."우비를 입는 것부터 아이들이 신이 났다. 평소에 안 입는 것을 입는다는 것 자체가 이미 특별한 날의 시작이다. 장화를 신고 우비 모자를 뒤집어쓰고 교실 문을 나서면, 그때부터 세상이 달라져 있다.빗속에서 나들이를 나가는 이유가 있다. 비 오는 날의 자연은 맑은 날과 전혀 다른 자극을 준다. 냄새가 다르고, 소리가 다르고, 땅의 질감이 다르다. 그 다름을 몸으로 경험하는 것이 아이들에게 자연이 살아있다는 것을 가르친다.나뭇잎을 찾아다니다그날 나들이의 주제는 나뭇잎이었다.다양한 모양의 나뭇잎을 찾아보.. 2026. 6. 8. 까치 나뭇잎이라고 이름 지어줬어요 — 아이들이 자연에 이름 붙이는 순간 뾰족한 게 까치 닮았어요5월의 어느 날, 비나들이를 나갔다.비가 내리는 날에도 우리는 밖에 나간다. 우비를 입고 장화를 신고. 아이들은 비 오는 날을 오히려 좋아하는 경우가 많다. 평소와 다른 냄새, 다른 소리, 다른 촉감이 교실에서는 절대 만날 수 없는 자극을 주기 때문이다.그날 나들이에서 아이들과 나뭇잎을 찾았다. 다양한 모양의 나뭇잎을 관찰하는 활동이었다. 한 아이가 특이한 모양의 나뭇잎을 들고 왔다. 끝이 뾰족뾰족하게 여러 갈래로 갈라진 잎이었다.아이가 한참 들여다보더니 말했다. "이거 뾰족한 게 까치 닮았어요."나는 잠시 멈췄다. 까치. 까만색과 흰색이 섞인 새. 그 새의 어떤 부분이 이 나뭇잎과 닮았는지 어른의 눈으로는 바로 연결이 안 됐다. 그런데 그 아이의 눈에는 분명히 보였던 것이다. ".. 2026. 6. 7. 우리 아이 낮잠, 전쟁 대신 '꿀잠'으로 만드는 5가지 실전 기술 이번 글은 우리 아이 낮잠, 전쟁 대신 '꿀잠'으로 만드는 5가지 실전 기술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저도 교실에서 아이들 재우는 나름의 기술이 있는데요. 실제로 5가지 실전 기술로 정리하다보니 그동안 해왔던 것들이 정리되면서 또렷해지는 효과가 있더라고요. 여러분들도 몇가지 기술을 당장 실천해 보시기 바랍니다. 교실에서 아이들을 재우면서 쌓인 것들유치원 교사로 일하면서 낮잠 지도만큼 매년 새롭게 고민하는 것이 없다.같은 방법이 어떤 아이에게는 잘 통하고, 어떤 아이에게는 전혀 안 통한다. 그래도 여러 해를 거치면서 어느 정도 효과가 있다는 것들이 생겼다. 교실에서 쌓아온 경험들을 정리해보니 다섯 가지로 모아졌다.이건 완벽한 방법이 아니다. 아이마다 다르고, 날마다 다르다. 그런데 시도해볼 만한 것들이다... 2026. 3. 20. 과열된 아이들 진정시키는 법 이번 글은 과열된 아이들 진정시키는 법에 대한 내용입니다. 실내 유희실에서 놀다보면 아이들이 왜 이렇게 뛰지? 하는 날이 있을 겁니다. 아이들은 적어도 10~15분 이상 뛰어다니고 날아다니며 놀다가 어느 정도 힘이 빠지면 그 다음부터는 자기 놀이를 찾아서 놀기 시작합니다. 이렇게 과열된 아이들을 빠르게 진성시킬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요.오늘 왜 이렇게 들떠 있지실내 유희실에서 놀이를 마치고 교실로 돌아오는 날이면 어김없이 같은 풍경이 펼쳐진다.아이들이 교실에 들어와서도 흥분이 가라앉지 않는다. 여기저기 뛰어다니고, 소리를 지르고, 서로 부딪힌다. 모둠 활동을 시작하려 해도 아무도 자리에 앉지 않는다. 이런 날 교사도 지치고, 아이들도 지친다.나는 이런 날 예전에는 "자리에 앉아!" 하고 목소리를 높였다.. 2026. 3. 18. 싸움일까, 놀이일까? 거친 신체 놀이 대처 및 지도법 이번 글은 거친 신체 놀이 대처 및 지도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교실에서 아이들 놀이를 관찰하다보면 지금 싸움을 하는건지 놀고 있는건지 구분하기 어려울 때가 있습니다. 놀이를 하다 점점 격양되어 몸싸움으로 번지기 일쑤이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되기 전에 아이들과 약속을 정할 수 있습니다. 어떻게 할 수 있는지 지금부터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지금 저거 싸우는 건가요, 노는 건가요참관 수업 날이었다.교실 한쪽에서 남자아이 둘이 서로 잡고 밀고 뒹구는 중이었다. 뒤에 앉아 있던 부모님 한 분이 조심스럽게 손을 들었다. "선생님, 저 아이들 싸우는 거 아닌가요?" 나는 잠시 들여다봤다. 두 아이 모두 웃고 있었다. "놀고 있어요." 부모님이 고개를 갸우뚱했다.교실에서 일하다 보면 이 경계가 자주 헷갈린다. 겉.. 2026. 3. 16. 이전 1 2 3 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