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텃밭으로 가는 길
5월 말의 어느 날, 아이들과 텃밭 나들이를 나갔다.
텃밭이라고 해서 거창한 것이 아니다. 유치원 근처에 작은 텃밭이 있다. 아이들이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 그 텃밭에 봄이 되면 쑥이 무성하게 올라온다.
아이들에게 오늘 할 일을 말해줬다. "쑥 뜯어올 거야." 아이들이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쑥이 뭐예요?" 당연한 질문이다. 마트에서 포장된 나물만 보던 아이들에게 땅에서 자라는 쑥은 낯선 것이다.
텃밭에 도착해서 쑥을 보여줬다. "이게 쑥이야." 아이들이 쪼그려 앉아 들여다봤다. "이거 먹을 수 있어요?" "응, 먹을 수 있어." 아이들의 눈이 동그래졌다.
손으로 뜯는다는 것
쑥 뜯기는 생각보다 쉽지 않다.
줄기 아랫부분을 잡고 살짝 비틀어야 한다. 너무 세게 잡아당기면 뿌리째 뽑힌다. 너무 약하게 잡으면 잎만 떨어진다. 딱 맞는 힘으로, 적당한 각도로 뜯어야 한다.
아이들이 처음에는 서툴렀다. 뿌리째 뽑아오는 아이, 잎만 한 장 떼어오는 아이, 잘못 뜯어서 바닥에 쓰러진 아이. 그런데 몇 번 하다 보면 손이 기억한다. "이렇게 하면 돼요!" 하고 소리치는 아이가 나왔다. 그 옆 아이가 따라 했다.
소근육을 쓰는 것, 힘을 조절하는 것, 살아있는 식물을 다루는 것. 이 경험이 책상 앞에서는 절대 만들어질 수 없다.
냄새가 먼저였다
쑥을 뜯기 시작하자 냄새가 올라왔다.
쑥 특유의 향이다. 진하고 푸릇한 냄새. 어른에게는 익숙한 냄새지만 아이들에게는 처음이었다. "냄새 나요!" 반응이 제각각이었다. "좋아요"라고 하는 아이, "이상해요"라고 하는 아이, 아무 말 없이 코를 가져다 대고 계속 맡는 아이.
냄새 반응이 각자 달랐다. 그게 자연스럽다. 같은 향도 누군가에게는 좋고 누군가에게는 낯설다. 그 다양한 반응이 교실에서는 나올 수 없는 것이다. 자연 안에서만, 직접 뜯고 냄새 맡는 경험 안에서만 나온다.
내가 뜯은 쑥
아이들이 조금씩 바구니에 쑥을 담았다. 뜯는 속도가 점점 빨라졌다. 처음에는 한 줄기씩 조심스럽게 담더니, 나중에는 손 가득 쥐고 담기 시작했다.
돌아오는 길에 한 아이가 바구니를 안고 왔다. "이거 내가 다 뜯은 거예요." 자랑스러운 표정이었다. 마트에서 사온 나물이 아니라, 내 손으로 뜯어온 것이라는 감각. 그 차이가 크다.
나중에 쑥으로 뭔가를 만들어 먹는다면, 그 아이는 "내가 텃밭에서 뜯어온 쑥이야"라고 말할 것이다. 음식이 어디서 오는지를 몸으로 아는 아이가 되는 것이다.
땅에서 밥상으로
유치원에서 텃밭 활동을 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마트에 가면 쑥은 깔끔하게 다듬어져 포장돼 있다. 흙도 없고, 냄새도 약하고, 뿌리도 없다. 그것이 원래 어떤 모습이었는지 아이들은 알기 어렵다.
텃밭에서 직접 뜯은 아이는 다르다. 쑥이 어떻게 생겼는지, 어떤 냄새인지, 뜯을 때 손에 어떤 느낌이 오는지를 안다. 그 앎이 음식을 대하는 태도를 바꾼다. 편식이 심한 아이가 자기가 직접 키우거나 뜯어온 것은 먹어보려는 경우가 많다. 낯설음이 친숙함으로 바뀌기 때문이다.
땅에서 자라는 것을 손으로 뜯어 바구니에 담아 돌아오는 길. 그 경험이 아이 안에 무언가를 심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