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 중심 교육 이야기15 "나도 할래" — 세 글자에 담긴 것 자유놀이 시간, 소꿉놀이 영역에서 두 아이가 음식을 만들고 있었다. 한 아이가 옆에 서서 한참을 지켜보다가 조심스럽게 말했다."나도 할래."세 글자였다. 그런데 그 세 글자를 꺼내기까지 그 아이가 얼마나 많은 용기를 냈는지, 나는 알고 있었다. 입학 초만 해도 이 아이는 친구들 사이에 끼어들지 못하고 그냥 멀리서 바라보기만 했다. 그랬던 아이가 오늘 먼저 말을 걸었다.놀이 안에서 언어가 자란다는 게 이런 순간이다.말은 놀이 안에서 늘어난다만 3세 아이들의 언어 발달은 놀이와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다. 교사가 앞에서 단어를 가르치는 것보다, 놀이 안에서 필요해서 쓰는 말이 훨씬 빠르게 쌓인다.역할놀이를 할 때 아이들이 쓰는 말을 들어보면 놀랍다. "손님이 왔어요, 어서 오세요", "이건 다 팔렸어요, 저쪽.. 2026. 2. 18. 그냥 노는 게 아닙니다, 유아 놀이의 교육적 가치 모래놀이 앞에 나란히 앉은 아이들유치원 모래놀이 영역에 아이 네 명이 둘러앉아 있었다. 같은 모래, 같은 삽과 양동이. 그런데 들여다보니 네 명이 하는 것이 전부 달랐다.한 아이는 아무 말 없이 모래를 손으로 꼭꼭 눌렀다. 손바닥으로 느끼는 촉감에 집중하는 표정이었다. 옆 아이는 양동이에 모래를 가득 담았다가 뒤집고, 또 담았다가 뒤집기를 반복했다. 또 다른 아이는 숟가락으로 모래를 퍼서 그릇에 담으며 "이건 밥이야, 많이 먹어"라고 혼잣말을 했다. 마지막 아이는 손가락으로 모래 위에 선을 긋더니 "여기가 길이야"라며 작은 돌멩이를 굴리기 시작했다.나는 그 장면을 한참 지켜봤다. 아무도 가르치지 않았는데, 네 명이 각자의 방식으로 세상을 탐색하고 있었다.노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배우고 있다모래를 손.. 2026. 2. 17. 놀이 중심 교육, 왜 지금 다시 주목 받을까? "한글은 언제 배워요?" — 상담실에서 자주 듣는 말유치원 교사로 일하다 보면 학부모 상담에서 꼭 한 번씩 이런 말을 듣는다."선생님, 우리 아이 한글은 언제 배워요?"틀린 질문이 아니다. 부모 입장에서는 당연히 궁금하다. 내 아이가 유치원에서 종일 노는 것 같은데, 옆집 아이는 벌써 한글을 읽는다고 하면 불안해지는 게 자연스럽다.그런데 나는 그 질문을 받을 때마다 떠오르는 장면이 있다.블록 하나로 시작된 15분입학한 지 얼마 안 된 3월의 어느 날, 한 아이가 블록 영역에 혼자 앉아 있었다. 처음엔 그냥 쌓기만 했다. 그런데 한참이 지나자 블록으로 울타리를 만들고, 그 안에 작은 동물 피규어를 하나씩 넣기 시작했다. "이건 집이야. 여기가 문이고." 혼잣말을 하면서. 옆에 다른 아이가 다가오자 "여기는.. 2026. 2. 17. 이전 1 2 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