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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 중심 교육 이야기

유치원 교사가 말하는 진짜 놀이 중심 교육

by soriedus 2026. 3. 13.

2019년에 유치원교육과정이 전면 개정됩니다. 개정된 유아교육과정의 내용은 '유아중심, 놀이중심' 교육과정이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바뀌었습니다. 교사들은 멘붕에 빠졌지만 저는 너무 좋았어요!! 제가 평소에 하고 있던 교육과정이 바로 놀이중심이었기 때문입니다. 어떤게 놀이중심인지 소개해 볼게요. 

 

2019년, 교육과정이 바뀌던 날

2019년에 누리과정이 전면 개정됐다.

발표가 나던 날 교사들 사이에서 반응이 엇갈렸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혼란, 이걸 어떻게 현장에서 실현하냐는 걱정. 많은 교사들이 당황스러워했다.

나는 달랐다. 솔직히 말하면, 반가웠다.

내가 이미 하고 있던 방식이 바로 놀이 중심이었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스스로 선택하고, 스스로 탐색하고, 교사는 그 옆에서 관찰하고 기다리는 방식. 그게 공식적으로 교육과정이 됐다는 게 기뻤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알게 됐다. 놀이 중심 교육이라는 말이 오해받고 있다는 것을.

놀이 중심 교육에 대한 오해

가장 많이 받는 오해가 있다. "그냥 놀게만 두는 거 아니에요?"

놀이 중심 교육은 아이들을 그냥 내버려 두는 것이 아니다. 교사가 아무것도 안 하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교사의 역할이 훨씬 더 세밀하고 전문적인 것을 요구한다.

아이들이 자유롭게 노는 동안 교사는 끊임없이 관찰한다. 어떤 아이가 어디에 있는지, 어떤 놀이가 펼쳐지고 있는지, 어디서 막혀 있는지, 어떤 갈등이 생기려 하는지. 그리고 어떤 순간에 개입하고 어떤 순간에 기다려야 하는지를 판단한다. 이 판단이 교사의 전문성이다.

또 하나의 오해가 있다. "놀이 중심이면 학습이 없는 거 아닌가요?"

그렇지 않다. 놀이 안에 학습이 있다. 블록을 쌓으면서 수학적 개념을 경험하고, 역할놀이를 하면서 언어가 발달하고, 친구와 갈등을 해결하면서 사회성이 자란다. 교사가 앉혀두고 가르치지 않을 뿐, 배움은 매 순간 일어나고 있다.

아이의 흥미에서 시작되는 교육과정

진짜 놀이 중심 교육은 아이의 흥미에서 시작된다.

어느 날 한 아이가 개미를 발견했다. 그 아이 주변으로 친구들이 모여들었다. 개미가 어디서 왔는지, 어디로 가는지, 무엇을 먹는지 이야기가 펼쳐졌다. 나는 그 흥미를 교육과정으로 연결했다. 개미에 관한 그림책을 꺼내고, 돋보기를 가져다두고, 다음 나들이에서 개미를 더 자세히 관찰할 수 있는 경로를 계획했다.

내가 "오늘은 개미에 대해 배워봅시다"라고 시작하지 않았다. 아이가 먼저 발견했고, 나는 그 발견이 더 깊어질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었다. 이게 놀이 중심 교육에서 교사의 역할이다.

현장에서 가장 어려운 것

놀이 중심 교육을 실천하면서 가장 어려운 것이 뭐냐고 물으면, 나는 주저 없이 "기다리는 것"이라고 대답한다.

아이가 갈등 상황에 놓여 있을 때 달려가고 싶은 마음, 놀이가 막혀 있을 때 해결책을 알려주고 싶은 마음, 더 효율적인 방법을 알고 있을 때 가르쳐주고 싶은 마음. 이 모든 마음을 참고 기다리는 것이 교사에게 요구되는 가장 어려운 일이다.

그런데 기다렸을 때 아이들이 찾아내는 것들이 있다. 교사가 알려줬다면 절대 나오지 않았을 해결책들이. 그 장면들을 볼 때마다 기다리는 것이 맞다는 확신이 생긴다.

놀이를 믿는다는 것

진짜 놀이 중심 교육은 결국 아이를 믿는 것이다.

아이가 스스로 탐색하고, 실패하고, 다시 시도하고, 결국 해낼 수 있다는 믿음. 그 믿음이 있어야 교사가 기다릴 수 있고, 개입하지 않을 수 있고, 아이가 만들어내는 것들을 진심으로 기뻐할 수 있다.

그 믿음을 갖게 된 건 아이들 덕분이다. 매일 교실에서, 나들이에서, 아이들이 만들어내는 장면들을 보면서 나는 계속 확인한다. 아이들은 충분히 할 수 있다. 우리가 그 공간을 만들어주기만 하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