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월의 어느 날, 나들이를 가는 길이었다.
도윤이가 앞서가는 하은이 뒤에서 운동화를 일부러 밟아 벗기고 있었다. 하은이가 "하지 마"라고 여러 번 말했지만 듣지 않았다. 내가 다가가서 지켜보고 있다는 걸 알면서도, 조금 후에 다시 같은 행동을 시도했다.
나는 그 자리에서 도윤이를 다른 친구들과 떨어뜨렸다. 다른 아이들을 먼저 나들이 길로 보내고, 도윤이와 둘이 남았다.
"지금 친구들이랑 같이 갈 수 없어." 그 말을 듣자 도윤이가 바로 큰 소리로 울기 시작했다.
나는 도윤이에게 두 가지를 제시했다. 유치원으로 돌아갈지, 정자에 앉아 있을지. 도윤이는 정자에 있겠다고 했다. 우리는 함께 정자에 앉아서 다른 친구들이 저 멀리서 노는 모습을 지켜봤다.
10분이 지났다. 나는 도윤이에게 물었다. "이제 약속을 지키면서 놀 수 있겠어?" 도윤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함께 다짐을 하고 나서야 친구들 쪽으로 다시 갈 수 있었다.
이날 일을 다른 교사들에게도 전달했다. 도윤이가 오늘 이런 일이 있었다는 것을, 그래서 우리 모두가 함께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도윤이가 알 수 있도록.
이런 상황에서 가장 어려운 것은 화내지 않고 멈추는 일이다.
도윤이의 행동은 분명 잘못된 것이었다. 그런데 그 순간 소리를 높이거나 혼을 내는 것은 효과가 없다는 걸 여러 해 동안의 경험으로 알고 있다. 대신 필요한 건 그 행동이 가져오는 결과를 직접 경험하게 하는 것이다.
"친구를 괴롭히면 안 돼"라는 말보다, "지금 친구들이랑 같이 갈 수 없어"라는 현실이 훨씬 분명하게 전달된다. 아이는 자기 행동과 결과를 연결시킨다. 울음이 터진 것도 그 연결을 느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다음이 중요하다. 벌을 주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다시 돌아갈 수 있는 길을 만들어주는 것. 정자에 앉아서 10분을 함께 보낸 시간이 그 길이었다. 친구들이 노는 모습을 멀리서 지켜보며, 도윤이는 자기가 놓친 것이 무엇인지 스스로 느꼈을 것이다.
10분 뒤 다시 물었을 때 도윤이가 고개를 끄덕인 것은 단순한 대답이 아니었다. 스스로 다짐한 것이었다. 그 다짐이 강요된 것이 아니라 자기 안에서 나온 것이기에, 다시 합류한 뒤의 놀이가 더 의미 있게 느껴졌을 것이다.
이날 오후에는 먹그림 활동이 있었다. 붓을 눌렀을 때와 들었을 때 선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보여주는 시간이었다. 아이들은 두 명씩 짝을 지어 그림을 그렸다. 그림을 다 그린 후에는 다 함께 친구들의 그림을 감상하는 시간을 가졌다.
도윤이도 그 시간에 자기 그림을 보여줬다. 오전의 일은 이미 지나간 일이 되어 있었다. 아이들에게 하루는 그렇게 여러 장면들이 이어지며 흘러간다. 한 가지 일로 그 아이를 규정하지 않는 것, 다음 순간에 다시 새롭게 시작할 수 있게 하는 것이 교사가 할 수 있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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