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42 사랑해 나뭇잎으로 점을 쳤어요 — 비 오는 날 나들이 이야기 비 오는 날도 나간다5월의 어느 날, 아침부터 비가 내렸다.아이들이 등원하면서 창밖을 내다보고 물었다. "선생님, 오늘 나들이 못 가요?" 나는 우비와 장화를 꺼내면서 대답했다. "비 오는 날도 나가는 날이야."우비를 입는 것부터 아이들이 신이 났다. 평소에 안 입는 것을 입는다는 것 자체가 이미 특별한 날의 시작이다. 장화를 신고 우비 모자를 뒤집어쓰고 교실 문을 나서면, 그때부터 세상이 달라져 있다.빗속에서 나들이를 나가는 이유가 있다. 비 오는 날의 자연은 맑은 날과 전혀 다른 자극을 준다. 냄새가 다르고, 소리가 다르고, 땅의 질감이 다르다. 그 다름을 몸으로 경험하는 것이 아이들에게 자연이 살아있다는 것을 가르친다.나뭇잎을 찾아다니다그날 나들이의 주제는 나뭇잎이었다.다양한 모양의 나뭇잎을 찾아보.. 2026. 6. 8. 까치 나뭇잎이라고 이름 지어줬어요 — 아이들이 자연에 이름 붙이는 순간 뾰족한 게 까치 닮았어요5월의 어느 날, 비나들이를 나갔다.비가 내리는 날에도 우리는 밖에 나간다. 우비를 입고 장화를 신고. 아이들은 비 오는 날을 오히려 좋아하는 경우가 많다. 평소와 다른 냄새, 다른 소리, 다른 촉감이 교실에서는 절대 만날 수 없는 자극을 주기 때문이다.그날 나들이에서 아이들과 나뭇잎을 찾았다. 다양한 모양의 나뭇잎을 관찰하는 활동이었다. 한 아이가 특이한 모양의 나뭇잎을 들고 왔다. 끝이 뾰족뾰족하게 여러 갈래로 갈라진 잎이었다.아이가 한참 들여다보더니 말했다. "이거 뾰족한 게 까치 닮았어요."나는 잠시 멈췄다. 까치. 까만색과 흰색이 섞인 새. 그 새의 어떤 부분이 이 나뭇잎과 닮았는지 어른의 눈으로는 바로 연결이 안 됐다. 그런데 그 아이의 눈에는 분명히 보였던 것이다. ".. 2026. 6. 7. 호기심이 놀이의 파도가 될 때 : 놀이 확장 기술 유치원 교실에서 우리는 매일 기적을 목격합니다. 어른의 눈에는 그저 사소한 장난처럼 보이는 행동들이 사실은 거대한 배움으로 나아가는 '씨앗'인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의 작은 아이디어가 어떻게 커다란 프로젝트 놀이로 확장되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교사와 부모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심층적으로 탐구해 보겠습니다.창가에서 무지개를 잡으려던 아이어느 날 오전, 한 아이가 창가에 서서 손을 내밀고 있었다.햇빛이 창문을 통해 들어오면서 바닥에 작은 무지개가 생겨 있었다. 아이는 그 무지개를 손으로 잡으려 하고 있었다. 손을 올리면 무지개가 손바닥에 올라왔다가, 손을 내리면 다시 바닥으로 내려갔다.나는 잠시 지켜봤다. 아이 주변에 다른 아이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나도 해봐도 돼?" 곧 네 명이 창가.. 2026. 4. 4. 교실 속 놀이 환경, 제 3의 교사 유치원 교실 문을 열었을 때, 아이들은 교사의 말보다 먼저 '공간'과 만납니다. 넓게 펼쳐진 카펫, 낮게 배치된 교구장, 햇살이 들어오는 창가, 그리고 자유롭게 흩어져 있는 나뭇가지와 조약돌들. 이 모든 것들은 아이들에게 "여기서 무엇을 해볼까?"라는 질문을 던집니다. 개정 누리과정의 핵심인 '놀이 중심 교육'에서 환경은 단순한 놀이의 배경이 아닙니다. 환경은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탐구를 촉진하며, 배움을 확장시키는 능동적인 교육의 주체입니다. 교실 문을 열었을 때아이들이 유치원에 들어오는 순간을 관찰하면 재밌는 것이 보인다.교사에게 먼저 달려오는 아이가 있고, 가방을 내려놓기도 전에 블록 영역으로 가는 아이가 있고, 교실을 한 바퀴 둘러보다가 자리를 정하는 아이가 있다. 이 세 아이 모두 교.. 2026. 4. 3. 같은 공간, 같은 재료인데 왜 아이마다 배움이 다를까? 유치원 교실의 모래놀이 영역을 가만히 관찰해 본 적이 있으신가요? 대여섯 명의 아이가 같은 모래톱에 둘러앉아 같은 삽과 양동이를 가지고 놀고 있지만, 그 안에서 일어나는 배움의 양상은 놀라울 정도로 제각각입니다. 어떤 아이는 모래의 질감을 느끼며 정서적 안정을 찾고, 어떤 아이는 모래성을 쌓으며 중력과 균형의 원리를 터득하며, 또 다른 아이는 친구와 모래 케이크를 나누며 사회적 기술을 연마합니다. 모래놀이 영역을 들여다보면유치원 모래놀이 영역에 아이 네 명이 둘러앉아 있었다.같은 모래, 같은 삽, 같은 양동이. 그런데 잠시 지켜보니 네 명이 하는 것이 전부 달랐다.한 아이는 모래를 손으로 꾹꾹 눌렀다 폈다를 반복했다. 촉감에 집중하는 표정이었다. 옆 아이는 양동이에 가득 담았다가 뒤집고, 또 담았다가 .. 2026. 4. 2. 놀이를 확장시키는 교사의 개입은 어디까지인가 이번 글은 놀이를 확장시키는 교사의 개입은 어디까지인지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아이들의 놀이를 지켜보다 보면 지금 이때다! 하면서 개입하고 싶은 순간이 있기도 하고 기다려야 하는 순간도 있습니다. 저는 그런 순간이 잘 보이기도 하지만 신입교사라면 아마도 헷갈리실 겁니다. 그런 순간은 어떤 기준을 가지고 임해야 하는지 실제로 중요한 것은 무엇인지 하나하나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개입하고 싶은 순간자유놀이 시간에 교사는 끊임없이 판단한다.지금 개입해야 할까, 아니면 기다려야 할까.아이들이 블록을 쌓다가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있다. 해결책이 눈에 보인다. 내가 한 마디만 하면 금방 해결될 것 같다. 그런데 그 한 마디를 해야 할까, 말아야 할까.아이들이 역할놀이를 하다가 갈등이 생겼다. 누군가 울기 시.. 2026. 4. 1. 이전 1 2 3 4 ··· 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