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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 속 놀이 이야기

놀이 속에서 자라는 유아의 힘

by soriedus 2026. 2. 17.

인형 하나를 두고 벌어진 일

어느 날 오후 자유놀이 시간, 교실 한쪽이 갑자기 소란스러워졌다.

나연이가 인형을 꼭 붙잡고 있었고, 지호가 그걸 가져가려 하고 있었다. "내꺼야!" 나연이가 소리쳤다. 지호도 물러서지 않았다. 나는 잠깐 지켜봤다.

그때 나연이가 잠시 멈추더니 인형 하나를 지호에게 건넸다. "이거 가져." 그리고 덧붙였다. "우리 같이 누울래?" 세 명의 아이가 나란히 인형을 안고 누웠다. 싸움은 그렇게 끝났다. 아이들이 스스로 해결했다.

나는 그 장면을 학급일지에 기록해뒀다. 교사가 개입하지 않아도 아이들이 갈등을 풀어내는 순간이었기 때문이다.

싸움 같아 보이지만, 사실은 연습이다

만 3세 아이들의 교실에서는 하루에도 몇 번씩 이런 장면이 펼쳐진다. 장난감 하나를 두고 실랑이가 벌어지고, 누가 먼저 할지를 놓고 기싸움이 일어난다. 처음 보는 부모님들은 걱정스러운 눈으로 묻는다. "저렇게 싸워도 괜찮아요?"

괜찮다. 오히려 필요하다.

아이들은 갈등 속에서 아주 중요한 것들을 배운다. 내 감정을 말로 표현하는 법, 상대방의 표정을 읽는 법, 내가 원하는 걸 포기하거나 조율하는 법. 이건 교사가 앞에서 설명한다고 배워지는 게 아니다. 직접 부딪히고, 울고, 화내고, 결국 함께 놀게 되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몸에 익는다.

놀이가 만드는 단단함

나는 공동육아 유치원에서 일하면서 아이들이 놀이를 통해 성장하는 장면을 매일 기록한다. 블록을 쌓다 무너지면 다시 쌓고, 친구가 자기 아이디어를 거절하면 다른 방법을 제안하고, 규칙이 맞지 않으면 새로운 규칙을 만들어낸다.

이 모든 게 놀이 안에서 일어난다. 따로 시간을 내서 가르치지 않아도, 아이들은 놀면서 자란다.

나연이가 인형을 건넨 그 순간도 마찬가지였다. 누가 가르쳐준 게 아니었다. 갈등 상황에서 스스로 찾아낸 해결이었다. 그 작은 선택 하나가 사회성의 씨앗이 된다.

겉으로 보면 그냥 인형 놀이다. 하지만 그 안에서 아이는 협상하고, 배려하고, 관계를 만들어가고 있었다.

 

유아에게 놀이는 단순한 즐거움을 넘어 세상을 배우는 가장 강력한 언어이자 성장의 동력입니다. 오늘은 교실 안에서 아이들이 스스로 선택하고 주도하는 놀이가 어떻게 아이들의 내면을 단단하게 만드는지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놀이 속에서 자라는 유아의 힘: 교실 이야기
놀이 속에서 자라는 유아의 힘: 교실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