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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 속 놀이 이야기

아이들의 오감을 깨우는 봄꽃 탐색 놀이

by soriedus 2026. 3. 14.

이번 글은 아이들의 오감을 깨우는 봄꽃 탐색 놀이에 대해 얘기해 보겠습니다. 저도 어제 아이들과 나들이 다니며 땅 위에 새싹튼 민들레와 가장 먼저 피어나는 매화꽃을 관찰해 보았는데요. 이제 막 피기 시작한 매화꽃을 보며 아이들이 입을 벌렸다고 표현하기도 하더라고요. 귀엽죠?? 이렇게 아이들과 봄꽃으로 탐색 놀이를 해보세요~

 

아이들의 오감을 깨우는 봄꽃 탐색 놀이
아이들의 오감을 깨우는 봄꽃 탐색 놀이

 

매화꽃 앞에서 입을 벌린 아이

어제 아이들과 나들이를 나갔다가 매화꽃을 만났다.

이제 막 피기 시작한 꽃이었다. 하얀 꽃잎 몇 장이 수줍게 벌어져 있었다. 아이 하나가 그 앞에서 멈추더니 말했다. "선생님, 꽃이 입을 벌리고 있어요."

꽃봉오리가 열리는 모양을 그렇게 표현했다. 나는 그 말을 학급일지에 그대로 적어뒀다. 어른이 생각해낼 수 없는 표현이었다.

봄꽃 앞에서 아이들은 매번 이런 말들을 꺼낸다. 누가 가르쳐준 게 아닌데, 자기가 본 것을 자기 언어로 표현한다. 그 순간들이 봄꽃 탐색 놀이가 가치 있는 이유다.

보는 것부터 시작한다

봄꽃 탐색은 거창할 필요가 없다. 등원길에 만난 꽃 한 송이로도 충분하다.

"어떻게 생겼어?" 하고 물으면 아이들의 대답이 쏟아진다. 색깔, 모양, 크기. 그런데 잘 들어보면 아이들이 어른보다 훨씬 더 세밀하게 본다. "가운데는 노란색인데 바깥쪽은 흰색이에요", "꽃잎이 다섯 개예요, 근데 이건 네 개예요." 교사가 알려주지 않았는데 스스로 세고, 비교한다.

나들이를 나가기 전에 그날 찾아볼 꽃을 미리 그림으로 살펴보면 더 좋다. 진달래는 어떻게 생겼는지, 민들레는 어디서 피는지. 아이들은 미리 본 것을 실제로 발견했을 때 눈이 반짝인다. "이거 아까 그림에서 봤던 거예요!"

냄새 맡고, 만져보고

봄꽃 탐색의 진짜 재미는 코와 손으로 시작된다.

꽃마다 냄새가 다르다. 진달래는 거의 냄새가 없다. 그런데 아이들은 코를 갖다 대고 "달콤해요"라고 말한다. 맡고 싶은 것을 맡는 것이다. 그 자체로 괜찮다. 냄새가 없다고 정정해줄 필요가 없다. 아이가 경험하고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

손으로 만지는 것도 중요하다. 꽃잎의 보드라움, 줄기의 거칠거칠함, 잎의 까슬까슬한 질감. 이 촉각 경험들이 쌓이면서 아이는 세상이 얼마나 다양한 재질로 이루어져 있는지를 몸으로 안다.

한 가지만 주의한다. 꽃을 함부로 꺾거나 밟지 않도록 이야기해두는 것. 관찰하고 싶으면 몸을 낮춰서 꽃 앞으로 다가가면 된다는 것. 이 약속 하나가 생명을 대하는 태도를 가르친다.

꽃으로 할 수 있는 활동들

봄꽃을 충분히 탐색했다면 그 경험을 이어가는 활동을 해볼 수 있다.

연물 관찰 그리기가 가장 간단하다. 꽃 한 송이를 앞에 두고 그대로 그려본다. 정확하게 그리는 것이 목적이 아니다. 오래 들여다보는 것이 목적이다. 그림을 그리기 위해 꽃을 자세히 보다 보면 처음에는 못 봤던 것들이 눈에 들어온다.

꽃잎으로 색깔 물감 만들기도 할 수 있다. 꽃잎을 물에 넣고 손으로 으깨면 색이 우러난다. 그 물로 그림을 그리면 꽃에서 나온 색으로 그린 그림이 된다. 아이들이 무척 좋아하는 활동이다.

우리 반에서는 봄꽃 탐색을 마치고 돌아와서 각자 본 꽃을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나는 진달래 봤어요", "나는 민들레도 봤는데 홀씨가 없었어요." 같은 장소를 다녀왔는데 아이들이 발견한 것들이 전부 달랐다. 저마다의 눈으로 봄을 봤다는 것이다.

봄꽃이 남기는 것

봄꽃 탐색이 끝나고 나서도 아이들은 그 경험을 오래 기억한다.

며칠 뒤에 다른 나들이를 나갔다가 진달래를 다시 만났다. 한 아이가 달려가면서 말했다. "이거 우리 지난번에 냄새 맡았던 꽃이에요!" 그 아이에게 진달래가 이제 그냥 꽃이 아니라 냄새를 맡았던 기억이 있는 꽃이 됐다.

그 기억이 쌓이면서 자연이 낯선 공간이 아니라 익숙한 곳이 된다. 봄이 되면 무엇이 피는지 알고, 그걸 찾아가는 기대감이 생긴다. 그게 자연과 관계 맺는 방식이다. 지식이 아니라 경험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