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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발달29

이랬다 저랬다 하는 아이, 어떻게 대응할까 — 선택의 경험을 주는 훈육 낮잠 자리를 세 번 바꾼 아이6월의 어느 낮잠 시간이었다.한 아이가 눕더니 옆에 있는 친구를 보고 말했다. "나 유주 옆에서 자고 싶어요." 자리를 옮겨줬다. 잠시 후 또 말했다. "나 수호 옆에서 자고 싶어요." 또 옮겨줬다. 그러더니 다시 말했다. "나 가희 옆에서 자고 싶어요."나는 멈췄다.이번에는 옮겨주지 않았다. 대신 아이 앞에 쪼그려 앉아서 말했다. "지금은 도하 옆에서 자거나, 혼자 자거나 둘 중에 하나만 고를 수 있어." 아이가 잠시 나를 바라보다가 울기 시작했다. 그래도 기다렸다. 울음이 잦아들 무렵 아이가 말했다. "도하 옆에서 잘게요." 그리고 누웠다.왜 계속 바꾸는 걸까이랬다 저랬다 하는 아이를 보면 "고집이 세다", "욕심이 많다"는 말이 먼저 나온다. 그런데 조금 다르게 보면 이.. 2026. 6. 15.
먹그림, 선 하나를 긋는 것부터 시작해요 — 조절의 경험 먹물 앞에서5월 말, 교실에 먹물과 붓이 놓였다.아이들이 하나둘 자리에 앉으면서 먹물을 들여다봤다. 검고 진한 색. 냄새도 낯설었다. "이게 뭐예요?" "붓으로 그리는 거야, 먹그림이라고 해." 아이들이 붓을 조심스럽게 집어 들었다.먹그림은 수정이 안 된다. 한번 그으면 지울 수 없다. 아이들에게 그건 처음 경험하는 조건이었다. 연필은 지우개로 지울 수 있고, 크레파스는 덧칠할 수 있다. 그런데 먹물은 한번 그은 선이 그대로 남는다.그 조건이 아이들에게 무언가를 가르쳤다.선을 긋기 전에 멈추는 아이들처음에 아이들이 천천해졌다.평소 미술 활동에서 빠르게 칠하던 아이들이 붓을 든 채로 잠시 멈췄다. 어디에 선을 그을지 생각하는 것 같았다. 그 멈춤이 새로웠다. 평소에는 잘 보이지 않던 신중함이 먹그림 앞에서.. 2026. 6. 13.
물장난은 텃밭에서 해요 — 공간의 경계를 알려주는 법 손 씻을 때마다 물장난을 했다6월 초의 어느 날, 한 아이가 손을 씻으러 갔다가 한참이 지나도 돌아오지 않았다.가보니 세면대 앞에서 물을 이리저리 튀기고 있었다. 손을 씻는 게 아니라 물놀이를 하고 있었다. 이미 옷이 젖어 있었다. 그것도 하루이틀이 아니었다. 손 씻을 때마다 비슷한 일이 반복됐다.나는 그 아이 앞에 쪼그려 앉아서 말했다. "물장난 하고 싶지?" 아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물장난은 텃밭에서 해. 여기는 손 씻는 곳이야."혼내는 것이 아니었다. 이 공간에서는 이것을 한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었다.안 된다가 아니라 여기서 해아이들이 규칙을 어길 때, 대부분은 나쁜 의도가 있어서가 아니다.하고 싶은 것이 있는데 어디서 해야 하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물장난이 하고 싶은 것은 자연스러운 욕구다.. 2026. 6. 12.
호기심이 놀이의 파도가 될 때 : 놀이 확장 기술 유치원 교실에서 우리는 매일 기적을 목격합니다. 어른의 눈에는 그저 사소한 장난처럼 보이는 행동들이 사실은 거대한 배움으로 나아가는 '씨앗'인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의 작은 아이디어가 어떻게 커다란 프로젝트 놀이로 확장되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교사와 부모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심층적으로 탐구해 보겠습니다.창가에서 무지개를 잡으려던 아이어느 날 오전, 한 아이가 창가에 서서 손을 내밀고 있었다.햇빛이 창문을 통해 들어오면서 바닥에 작은 무지개가 생겨 있었다. 아이는 그 무지개를 손으로 잡으려 하고 있었다. 손을 올리면 무지개가 손바닥에 올라왔다가, 손을 내리면 다시 바닥으로 내려갔다.나는 잠시 지켜봤다. 아이 주변에 다른 아이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나도 해봐도 돼?" 곧 네 명이 창가.. 2026. 4. 4.
교실 속 놀이 환경, 제 3의 교사 유치원 교실 문을 열었을 때, 아이들은 교사의 말보다 먼저 '공간'과 만납니다. 넓게 펼쳐진 카펫, 낮게 배치된 교구장, 햇살이 들어오는 창가, 그리고 자유롭게 흩어져 있는 나뭇가지와 조약돌들. 이 모든 것들은 아이들에게 "여기서 무엇을 해볼까?"라는 질문을 던집니다. 개정 누리과정의 핵심인 '놀이 중심 교육'에서 환경은 단순한 놀이의 배경이 아닙니다. 환경은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탐구를 촉진하며, 배움을 확장시키는 능동적인 교육의 주체입니다. 교실 문을 열었을 때아이들이 유치원에 들어오는 순간을 관찰하면 재밌는 것이 보인다.교사에게 먼저 달려오는 아이가 있고, 가방을 내려놓기도 전에 블록 영역으로 가는 아이가 있고, 교실을 한 바퀴 둘러보다가 자리를 정하는 아이가 있다. 이 세 아이 모두 교.. 2026. 4. 3.
같은 공간, 같은 재료인데 왜 아이마다 배움이 다를까? 유치원 교실의 모래놀이 영역을 가만히 관찰해 본 적이 있으신가요? 대여섯 명의 아이가 같은 모래톱에 둘러앉아 같은 삽과 양동이를 가지고 놀고 있지만, 그 안에서 일어나는 배움의 양상은 놀라울 정도로 제각각입니다. 어떤 아이는 모래의 질감을 느끼며 정서적 안정을 찾고, 어떤 아이는 모래성을 쌓으며 중력과 균형의 원리를 터득하며, 또 다른 아이는 친구와 모래 케이크를 나누며 사회적 기술을 연마합니다. 모래놀이 영역을 들여다보면유치원 모래놀이 영역에 아이 네 명이 둘러앉아 있었다.같은 모래, 같은 삽, 같은 양동이. 그런데 잠시 지켜보니 네 명이 하는 것이 전부 달랐다.한 아이는 모래를 손으로 꾹꾹 눌렀다 폈다를 반복했다. 촉감에 집중하는 표정이었다. 옆 아이는 양동이에 가득 담았다가 뒤집고, 또 담았다가 .. 2026. 4.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