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놀이3 그냥 노는 게 아닙니다, 유아 놀이의 교육적 가치 모래놀이 앞에 나란히 앉은 아이들유치원 모래놀이 영역에 아이 네 명이 둘러앉아 있었다. 같은 모래, 같은 삽과 양동이. 그런데 들여다보니 네 명이 하는 것이 전부 달랐다.한 아이는 아무 말 없이 모래를 손으로 꼭꼭 눌렀다. 손바닥으로 느끼는 촉감에 집중하는 표정이었다. 옆 아이는 양동이에 모래를 가득 담았다가 뒤집고, 또 담았다가 뒤집기를 반복했다. 또 다른 아이는 숟가락으로 모래를 퍼서 그릇에 담으며 "이건 밥이야, 많이 먹어"라고 혼잣말을 했다. 마지막 아이는 손가락으로 모래 위에 선을 긋더니 "여기가 길이야"라며 작은 돌멩이를 굴리기 시작했다.나는 그 장면을 한참 지켜봤다. 아무도 가르치지 않았는데, 네 명이 각자의 방식으로 세상을 탐색하고 있었다.노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배우고 있다모래를 손.. 2026. 2. 17. 놀이 속에서 자라는 유아의 힘 인형 하나를 두고 벌어진 일어느 날 오후 자유놀이 시간, 교실 한쪽이 갑자기 소란스러워졌다.나연이가 인형을 꼭 붙잡고 있었고, 지호가 그걸 가져가려 하고 있었다. "내꺼야!" 나연이가 소리쳤다. 지호도 물러서지 않았다. 나는 잠깐 지켜봤다.그때 나연이가 잠시 멈추더니 인형 하나를 지호에게 건넸다. "이거 가져." 그리고 덧붙였다. "우리 같이 누울래?" 세 명의 아이가 나란히 인형을 안고 누웠다. 싸움은 그렇게 끝났다. 아이들이 스스로 해결했다.나는 그 장면을 학급일지에 기록해뒀다. 교사가 개입하지 않아도 아이들이 갈등을 풀어내는 순간이었기 때문이다.싸움 같아 보이지만, 사실은 연습이다만 3세 아이들의 교실에서는 하루에도 몇 번씩 이런 장면이 펼쳐진다. 장난감 하나를 두고 실랑이가 벌어지고, 누가 먼저 .. 2026. 2. 17. 놀이 중심 교육, 왜 지금 다시 주목 받을까? "한글은 언제 배워요?" — 상담실에서 자주 듣는 말유치원 교사로 일하다 보면 학부모 상담에서 꼭 한 번씩 이런 말을 듣는다."선생님, 우리 아이 한글은 언제 배워요?"틀린 질문이 아니다. 부모 입장에서는 당연히 궁금하다. 내 아이가 유치원에서 종일 노는 것 같은데, 옆집 아이는 벌써 한글을 읽는다고 하면 불안해지는 게 자연스럽다.그런데 나는 그 질문을 받을 때마다 떠오르는 장면이 있다.블록 하나로 시작된 15분입학한 지 얼마 안 된 3월의 어느 날, 한 아이가 블록 영역에 혼자 앉아 있었다. 처음엔 그냥 쌓기만 했다. 그런데 한참이 지나자 블록으로 울타리를 만들고, 그 안에 작은 동물 피규어를 하나씩 넣기 시작했다. "이건 집이야. 여기가 문이고." 혼잣말을 하면서. 옆에 다른 아이가 다가오자 "여기는.. 2026. 2. 17. 이전 1 다음